렌즈삽입술 15년차 후기(부작용/재수술/야간운전/고도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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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삽입술 15년차 후기(부작용/재수술/야간운전/고도근시)

by 라미차니 2023.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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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삽입술 수술은 받은지 15년차가 되었다.

고도근시(양쪽 모두 -9 디옵터 이상)에 난시였던 나는 각막두께도 얇아서 라섹수술로는 원하는 시력이 나오지 않았고 렌즈삽입술밖에는 별다른 도리가 없어서 서른이 넘은 나이에 렌즈삽입술을 양 눈 모두 실시하였다.

 

그 사이에 나는 출산과 육아 등으로 정기검진을 게을리 하였고 삽입된 렌즈가 헐거워지면서 한쪽 눈의 각막을 손상시켰고 결국 문제가 있던 렌즈를 빼내고 백내장수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렌즈를 교체하는 수술을 하였다. 재수술 자체도 5년이 지난 시점이라 그때 있던 일들과 수술과정, 그리고 렌즈삽입술 후기를 함께 기재하려고 한다.

 

 

 

2019년쯤 안경을 더 이상 쓰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큰 맘을 먹고 수술을 결심했다. 그때 당시 500만원이라는 큰 돈이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판단에 과감하게 투자를 했다. 15년전이나 지금이나 렌즈삽입술 가격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아보이니 내가 더 비싸게 주고 수술한 개념이다. 그때는 라섹이나 라식은 많았지만 렌즈삽입술은 가격도 큰 부담이 되는지라 많이들 시술하는 분위기가 아니여서 가장 유명하다는 안과를 검색해서 수술을 받았고 결혼과 임신, 출산 등으로 검사를 소홀히하던 기간동안 내가 받았던 안과의 지점이 문을 닫아 본점 개념의 다른 지점에 가서 검진을 받고 있다. 

 

다행히 나는 수술을 진행했던 담당의사에게 여전히 검진을 받고 있어서 나의 눈의 문제점을 복잡한 과정을 많이 생략한채 해결할 수 있지만 대부분 수술을 받고 나처럼 정기검진을 미루거나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문제점이 발견되면 원래 수술했던 병원이 문을 닫거나 담당의사를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그러니 적어도 오랜 시간 시술 경험이 있고 병원 자체가 오래되어 문 닫을 (?) 위험성이 없는 병원을 찾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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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한지 10년정도 지났을 때, 그리고 결혼과 임신, 육아로 정기검진은 3년정도 미뤘다가 방문을 했을 때 나의 왼쪽눈에 삽입된 렌즈가 헐거워서 내 각막을 많이 손상시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맨 처음 수술을 하고 한 3년쯤 지났을 때 의사가 왼쪽은 연결부위가 살짝 헐거운데 몇년 안에 재수술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했는데 정기검진을 소홀히 한 사이에 문제가 드러난 것이었다. 각막세포는 일정한 수치 이하로 떨어지면 각막이 투명해지면서 시력을 잃는다고 한다. 나의 각막은 렌즈와 계속 마찰이 생기면서 위험한 수치 바로 윗단계에 아슬아슬하게 세포수가 남아있었다. 의사의 말로는 당장 렌즈를 빼는 수술을 해야지 아니면 시력을 잃을 수 있고 지금 제거 수술로 지금의 각막세포수를 보존해야 그 뒤에 양쪽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재수술(백내장렌즈를 활용한 삽입술)을 해서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을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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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검진 몇 번 미뤘다가 날벼락을 맞은 나는 다음날 바로 긴급으로 렌즈를 빼는 수술을 했다. 렌즈삽입술때의 불편함(부릅뜬 눈으로 물과 불빛이 미친듯이 들어오는 데 눈을 감을 수 없는 미친듯한 불편함)과 별 차이 없었지만 실제 불편함은 그 다음부터 시작되었다. 한쪽 눈은 1.5의 좋은 시력인데 비해 다른 눈은 원래 내 눈인 -9디옵터의 엉망진창 눈인데다 양쪽의 시력차이가 너무 커서 안경을 맞출 수도 없었고 일회용렌즈 또한 각막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금지되었다. 거기다 새로 렌즈를 삽입하는 수술 역시 각막과 눈의 상태를 고려해 1년정도는 기다려서 받을 수 있다고 한 상태였기 때문에 쌩눈과 수술한 눈을 동시에 가진 채로 1년의 불편한 동거를 해야만 했다.

 

양쪽 눈을 다 수술한 경우에는 모르겠지만 우리의 눈은 신기하게도 아주 가까운 곳을 보아도 초점이 맞춰진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이미 렌즈삽입술을 했던 나는 렌즈를 빼는 수술을 하고 나서 내 아이의 속눈썹이 어떻게 이쁘게 나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전에는 보고 싶어도 삽입된 렌즈가 촛점을 맞추지 못해 보지 못했던 것이었는데 렌즈를 빼고나니 아주 또렷하게 보여서 오히려 신기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러한 신기한 일들은 잠시일 뿐 평소에는 책을 읽기에도 눈이 피로하고 TV나 영화를 볼 때도 힘들었다. 특히 3D안경을 써야하는 영화의 경우에는 보고나서 피로도가 너무 커서 다시는 보지 않겠다고 다짐했을 정도였다. 아이와 책을 읽는 시간에도 렌즈를 뺀 눈을 감고 한쪽 눈으로만 읽어줘야해서 열심히 읽어주고 나면 감은 눈도 피곤하고 뜬 눈도 피곤했다.

 

한달마다 정기검진을 가고 1년의 시간이 흐른 뒤 드디어 재수술 허락이 떨어졌다. 수술 자체의 완성도가 떨어져 렌즈가 헐거워진 것이긴 하지만 정기검진을 미룬 나의 탓도 있었기에 수술비용을 내가 냈어야 했는데 다행히 초기백내장으로 코드를 만들어 수술이 가능했다. 마흔이 넘은 나이라 가능했었고 실비보험으로 백내장 수술을 진행하는 걸 정부에서 규제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10%의 자기부담금을 빼고는 수술 부담이 없었다.

 

 

똑같은 렌즈삽입술이지만 렌즈가 들어가는 위치가 다르고 초점이 다르기 때문에 처음의 렌즈삽입술보다는 만족도가 떨어질꺼라고 했다. 빛투과율도 조금 낮아서 멀쩡한 오른쪽과 비교해보면 조금 어둡게 느껴지고 나중에 원시가 올 것을 대비하여 렌즈를 맞춘거라 지금은 오른쪽보다 가까운 것이 잘 보이지 않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오른쪽보다는 새로 수술한 왼쪽이 더 잘 보일 거라고 했다. 물론 그 시점이 오면 멀쩡한 오른쪽도 백내장 수술이 필요한 시기가 도래했다는 뜻일테니 그때는 또 수술을 해야할꺼라고도 했다.

 

정기검진을 미뤄 받게된 백내장 수술을 받은 이후에도 또 한 번의 출산과 육아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어떻게든 시간을 내어서 정기검진을 놓치지 않고 있다. 재수술 받은지 3년이 지났지만 지금은 야간운전을 제외하고는 큰 문제는 없다. 다만 의사의 말대로 요새는 가까운 것을 볼 때 새로 수술한 왼쪽의 눈이 조금씩 또렷함이 더해져가는 기분이다. 하지만 멀쩡한 오른쪽 눈만큼 또렷하고 깨끗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이미 왼쪽은 각막세포수치가 너무 낮아서져 만약 문제가 있어서 재수술을 받아야한다면 각막이식도 고려해야한다고 한다. 각막이식이라하면 엄청난 일처럼 느껴지겠지만 요새는 각막을 이식받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하고 실비보험에도 각막이식 시 추가로 받는 비용이 있어서 큰 부담은 되지 않지만 남의 각막을 이식받으면 부작용 같은 것도 생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최대한 왼쪽 눈은 조심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렌즈삽입술 15년차의 후기를 요약하자면,

1. 정기검진 까먹지마라

2. 수술 전에 오래 갈 병원일지, 안 망할 병원인지 꼭 따져봐라

3. 만약 나처럼 부작용이 나서 망해도 회생시킬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4. 비싼 만큼 돈 값은 한다.

5. 안경 안 쓰는게 최고다.(이 부분은 모두가 찬양하는 부분이니 따로 안 쓴다. 남의 후기를 읽어라. )

 

이 정도? 로 정리할 수 있겠다.

 

큰 돈이 드는 만큼 제대로 된 정보를 알고 수술을 받고 싶어 여기까지 찾아왔을 테니 수술을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렌즈삽입술만큼 수술 후 만족스러운 수술은 없었다.(물론 내가 받아본 수술이 몇 개 안된다. 제왕절개가 만족스러운 경우는 별로 없으니까.) 제대로 된 병원을 찾고 정기검진만 잘 한다면 렌즈삽입술은 당신 인생을 한 번 제대로 바꿔줄 만족스러운 경험이 될 것이다.(수술하고 안경벗고 시집갔다. 이러면 이해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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