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의 배변실수가 드디어 잡혔다. 원인을 분석해보니 만 1세반에 다니는 둘째네 반에는 아직 배변훈련을 마치지 않은 친구들이 대부분이었고 그 덕에 아이들이 실수를 하거나 배변을 할때마다 선생님의 관심이 다른 아이들에게 집중되다보니 본인도 친구들처럼 하려했던 일종의 퇴행이었다. 유분증은 아닌가, 심한 변비라 그런가? 온갖 고민을 하던 것이 무색해지는 이유라 배변을 혼자 가리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다시 아이에게 가르쳐주고 혼자 성공했을때 엄청난 칭찬을 통해 경우 원래처럼 대변을 가고 싶을 때마다 의사표현을 하고 변기에 앉아서 똥을 싸기 시작했다.
어린이집의 1년살이를 이야기하는 단체상담 시간이 아니었다면 아이의 배변실수가 어디서부터 기인한 것인지 알 수 없어서 매우 답답했을 것 같다. 그리고 많은 엄마들이 배변훈련을 집에서 하고 있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친구들을 보며 함께 기저귀를 떼려는 시도를 할 때 집에서도 같이 해주면 그 속도가 훨씬 빨라지는데 집에서는 계속 기저귀를 채워놓는 바람에 기저귀를 아직 못 떼고 있다는 친구들이 꽤 되어서 놀랐다. 배변훈련을 두돌 전에 하면 예전 분위기와 달리 요새는 아이에게 기저귀를 일찍 떼는 시도 자체가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향후 성장이나 성격형성, 후에는 부부관계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좀 여유롭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았다. 하지만 내년이면 우리나라나이(이제는 없어졌지만) 4살에 접어들고 그 다음해면 유치원에 갈 수 있는 나이이기 때문에 이제는 떼야하지 않을까 싶어보여 좀 의아했다.
나는 아이 둘을 키우면서 생각보다 쉽게 기저귀를 뗐다. 물론 몇번씩 이불을 적셔서 새벽에 빨래를 돌리기도 하고 바닥에 실수를 해서 울면서 매트를 소독한 적도 꽤 되지만 그정도의 수고는 아기가 기저귀를 떼고 한발 앞으로 나가기 위한 과정아닌가? 엄마와 아이 모두 덜 스트레스 받으면서 쉽게 기저귀떼는 방법을 좀 알려주고 싶다. 차근차근 따라해보다보면 쉽게 뗄 수 있으니 조급해말고 시도해보길 바란다.
아기 기저귀떼기/배변훈련 1단계: 준비가 됐는지 보세요
배변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제일 중요한 건 아기가 준비가 되었는지다. 준비되지 않은 아이를 엄마의 조급함으로 기저귀를떼버리고 아이가 실수하거나 했을 때 강하게 질책하는 것이 배변훈련의 가장 안좋은 케이스이고 위에 말한 부작용등을 유발할 수 있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아기가 준비되었는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
- 의사소통이 가능한가?: 적어도 아이가 엄마와 의사소통이 가능한 도구를 가지고 있어야한다. 언어가 틔였다면 "똥마려" "배아파" "화장실" "응가" 등의 표현을 사용할 수 있어야하고 만약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면 적어도 손짓 등으로 배가 아프다는 표현을 하거나 기저귀를 손으로 가리키거나 하는 등의 확실한 표현이 가능해야 배변훈련을 시작할 수 있다.
- 기저귀가 2시간 이상 뽀송한가?: 소변의 경우 방광에 모인 소변을 모아서 배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기능이 완성이 되어야 배변훈련을 할 수 있다. 배변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기저귀 상태를 2시간마다 파악하여 아이의 배변 기능이 배변훈련을 할 수 있는 상태인지 체크하자.
- 화장실에 관심이 있나?: 동성의 부모나 형제가 화장실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호기심을 가진다면 배변훈련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 혼자 옷을 내릴 수 있나?: 대변의 경우에는 부모가 아직 뒤처리를 해줘야하는 상황이지만 소변의 경우에는 남자아이의 경우에는 유아용소변기 등을 이용해 혼자 옷을 내리고 소변을 본 후 옷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 여자 아이의 역시 유아용좌변기에 혼자 옷을 내리고 앉아 소변을 볼 수 있어야한다. 그러므로 혼자 옷을 내리고 올릴 수 있는 연습을 충분히 한 후 배변훈련을 시작해야 훈련 단계에서 흘려서 옷을 버리는 사태를 줄일 수 있다.
2단계: 기저귀떼기의 뜻을 가르쳐주세요
기저귀를 차지 않고 변기에 소변과 대변을 보는 것이 무슨 뜻인지 개념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아기가 개념을 어떻게 이해해? 하겠지만 기저귀를 뗄 정도의 24개월에서 36개월 사이의 아이라면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면 개념을 쉽게 이해시킬 수 있다.
기저귀떼기(배변훈련) 개념이해를 돕는 도구들
- 책: 배변훈련과 관련된 재미있는 책들이 시중에 이미 많이 나와있다. 사운드북을 활용해서 노래로 개념을 잡아줘도 좋고 아니면 귀여운 그림과 이야기가 흥미로운 책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 어린이용 변기: 위에서 말한 듯 유아용 변기를 구비하는 것이 좋다. 남자아이의 경우에 소변기까지 함께 구비해놓으면 쉽게 흥미를 가지고 배변훈련을 자발적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으니 기억하자.
위의 도구들과 함께 중요한 건 긍정적인 언어로 아이에게 배변훈련의 개념을 설명해주는 것이다. 이제 형아가 또는 언니가 될 나이가 되었고 언니들과 형아들은 기저귀를 쓰지 않으며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는 것은 엉덩이가 시원하고 즐겁고 멋진 일이라는 개념을 잘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3단계: 정해진 시간에 화장실에 가요
정해진 시간에 화장실에 가는 훈련을 하면 아이가 훨씬 배변훈련에 대한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그리고 잠들기 전에는 무조건 소변을 보게 하는 것을 시작으로 보통 아이가 배변하는 시간을 파악하여 비슷한 시간에 화장실에 가게 하는 루틴을 만들자.
처음에 화장실에 가서 소변이나 대변을 보지 못하더라도 정해진 시간 마다 화장실에 가서 배변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인지해주면 언제가부터는 그때부터 변의를 느끼게 되고 화장실에서 변을 보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게 된다. 특히 대변의 경우 아침을 먹고 나서 20분 정도 여유를 준 후 대변이 마렵지 않더라도 변기에 앉혀서 힘주는 연습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배변도 습관이라 오전에 대변을 시원하게 보고 나면 하루종일 사고 칠 일이 줄기 때문에 이런 훈련을 통해 배변루틴을 잡아놓으면 외출이 굉장히 편해지기 때문이다.
만약 진짜 쉬를 하지 못하거나 대변을 보지 못하더라도 우선 변기에 옷을 스스로 내리고 앉았다는 것 자체부터 엄청나게 칭찬해주는 것을 추천한다. 한꺼번에 모든 일을 해내지 못하더라도 아이가 스스로 해낸 일 하나하나를 칭찬하다보면 그 칭찬이 또 그리워서 아이는 알아서 배변훈련을 자발적으로 해내게 되기 때문이다.
4단계: 나처럼 해봐요.
남자아이라면 아빠, 여자아이라면 엄마, 아니면 동성의 형제나 자매가 있다면 화장실 이용을 할 때 같이 들어오도록 허락하자. 자신과 같은 신체구조를 가진 어른이 배변을 어떻게 하는 지 보는 것 만으로 배변훈련을 하는 데 아주 좋은 교재가 되기 때문이다. 기저귀를 찬 상태라 실제로 배변을 변기에 하지 않더라도 부모가 배변을 한 후에 바로 변기에 아기변기를 올려놓고 "엄마처럼 해볼까? " 아니면 "형아가 어떻게 했어?" 등의 질문을 통해 아이가 스스로 힘주는 연습이나 쉬하는 모습을 흉내내는 것을 많이 해보면 배변훈련이 매우 간단해진다.
그리고 아이들은 물이 쏴아 내려가는 것을 무서워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배변훈련이 아직 필요없는 시기부터 부모 등이 화장실을 사용하는 모습을 많이 노출시켜 그 부분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위에서 말했던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물 내리는 것을 재밌게 만들면 또한 배변훈련의 속도가 빨라진다.
5단계: 재미있게 해봐요
자신의 변기를 이용해서 소변이나 대변에 성공했을 때마다 기분좋은 기억을 남겨주면 배변훈련이 더 쉬워진다. 칭찬스티커를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10번의 성공이 있으면 맛있는 간식을 준다던가 하는 식으로 유도하면 어느샌가 혼자 화장실에 다녀올 수 있게 된다. 아니면 귀여운 변기라든가 재미있는 화장지 등 화장실에 좋은 기억을 가지도록 유도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6단계: 혼자 해봐요
사실 5단계까지 왔다면 혼자 충분히 소변을 보고 옷을 올릴 수 있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이제부터는 조금씩 더 단계를 올려 가르쳐야할 시기이다. 소변이나 대변을 본 후 손을 꼭 닦아야한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여자아이의 경우 소변을 보고 난 후 휴지를 조금 끊어내어 남은 소변을 닦아내는 것을 가르치자. 남자아이라면 소변을 보고나서 방울들이 떨어지지 않도록 잘 털어내는 것을 가르치는 것도 필요하다.
대변의 경우에는 6살이 넘어도 깨끗하게 처리하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무리해서 시도하지 말고 엄마가 처리해주고 마지막 정도는 휴지를 말아 닦아보게 시키는 정도의 훈련은 5살이 넘어서 시키는 것을 추천한다. 미리부터 가르치면 손에 변을 묻히거나 휴지를 너무 많이 말아 넣어서 변기가 막히는 경우가 종종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릴때부터 비데 사용을 하는 경우가 요새는 워낙 흔해서 오히려 휴지로만 닦는 것을 어려워하는 초등학생들이 많다고 하니 비데가 없는 곳에서도 배변하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도록 7살이 되었을 때는 혼자 깨끗하게 휴지로 닦을 수 있도록 확실히 가르쳐놓는 것이 필요하다.
6단계: 기저귀떼기 전에 방수패드부터 준비하세요!
요새는 배변훈련팬티라고 해서 기저귀와 일반팬티 사이에 착용하는 팬티들이 나온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기저귀 없이 옷에 실수했을 때의 차가움과 찝찝함을 느껴보게 하는 것이 오히려 아이가 기저귀를 더 빨리 떼고 싶어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엄마 입장에서는 뒤처리가 덜 어렵기도 하고 이불빨래부터 신경써야할 것이 많아져서 어렵긴 하지만 아이가 뽀송한 옷과 이불의 즐거움을 배우는 것이 배변훈련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대신에 매트리스는 빨기 어려우므로 배변훈련을 시작하기 전에는 방수패드를 꼭 구매하여 침대에 깔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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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단계: 엄마 마음을 단단하게 먹어요.
기저귀 떼기, 배변훈련에는 후진이 없다고 생각해야한다. 한 번 시작했다면 다시 기저귀를 차는 시기로 돌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몇 번 실수 했다고 다시 기저귀를 차면 엄마는 편하겠지만 아이는 배변훈련의 개념을 헷갈리게 되고 스스로 성취했다는 기분 역시 가지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실수 할때 마다 엄마의 질책이나 잔소리를 듣게되면 아이의 자존심을 많이 상하게 하므로 배변훈련을 시작하기로 했다면 처음부터 1달은 잡고 넘쳐나는 빨래가 집안일을 더 할 수 있다는 각오를 하고 시작하자. 그래야 아이가 실수를 하더라도 너그럽게 대처할 수 있고 엄마의 감정도 컨트롤하기 쉬워진다.
기저귀 떼기는 아기 입장에서는 엄청난 업적이기 때문에 그 업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한다. 그 과정에서 엄마는 아이의 성장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해줘야한다. 아이의 실수나 많은 빨래가 스트레스가 될 것 같다면 아이의 발달이 충분하더라도 엄마가 조금 천천히 배변훈련을 시작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다만 너무 느긋하게 바라보거나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미뤄놓지는 말자. 아이가 자라는 속도를 더디게 만드는 부모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기저귀를 벗기고 화장실로 데려가 쉬를 시키고 3시간 간격으로 화장실에 다녀오게 한다. 낮에 실수가 점점 줄어들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도 기저귀가 뽀송한 상태가 계속 이어지면 밤 기저귀 역시 벗기고 팬티만 입히고 재워본다. 아이에게 뽀송한 팬티와 부드러운 이불을 덮었을 때의 즐거움을 계속 이야기해준다.
사실 위의 배변훈련 방법은 이렇듯 간단하다. 아이가 스스로 준비되었을 때 엄마가 충분히 응원해준다면 배변훈련은 사실 훈련이라는 단어가 필요없을 정도로 아주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
누워만 있던 아이가 앉고 기고 걷다가 기저귀까지 떼게 되면 정말 많이 키운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이 시기가 인생 전체를 통틀어서 이쁜 짓을 많이 하고 귀여워서 가장 효도를 많이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엄마도 아이도 스트레스 받지 않고 매일매일 조금씩 자라도록 성공적으로 배변훈련을 마칠 수 있길 빌어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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