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많고 준비도 많이 했던 초등학교 1학년이 거의 끝나간다. 작년 이맘때는 가나다 정도만 알고 쌍모음이나 받침에는 완전 문외한이었던 아이와 찬찬한글로 차근차근 한글 기초를 만들고 꾸준히 독해책을 통해 문해력을 쌓아주었더니 이젠 제법 어려운 단어나 문장도 술술 읽어내는 수준이 되었다.
5살에 한글을 뗐니, 6살에 혼자 책을 읽느니 하는 다른 엄마들의 맘에 조급한 적도 있었지만 나는 둘째도 첫째와 똑같이 7살 겨울방학에 한글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생각이다. 말귀도 알아듣고 공부머리도 조금 생기는 시기라 아이와 싸울 필요가 없고 문해력을 다지는 건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시작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걸 경험했기 때문이다. 늦게 시작해도 되는데 굳이 일찍시작해서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줄 필요는 없지 않은가?
7살 겨울방학에 한글을 겨우 시작해서 1학년 2학기인 지금 첫째는 반에서 우등생 소리를 듣는 아이다. 동화책도 마치 내가 읽어주듯이 주인공의 목소리와 다른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각각의 캐릭터에 맞게 바꿔 읽어내기도 하고 아이들용 잡지책에서 자기가 읽고 싶은 기사를 원하는 대로 다 읽어내고 완벽히 이해한다. 물론 모르는 단어들이 나올땐 나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스스로 사전을 찾아서 읽어내기도 한다. 조급하지 않게 천천히 시작했지만 아이는 알아서 글 읽는 그릇을 스스로 키워냈다.
아이가 문해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받았던 교재들과 책을 한번 정리해둬서 나중에 둘째때도 잊어버리지 않고 도와주려고 이 글을 작성해본다.
1. 한글 떼고 난후 부턴 문해력!_하루 한장 독해시리즈
엄마들 사이에서 워낙 유명한 교재라 나도 질 수 없어서 시작해봤다가 아이에게 정말 딱 맞는 교재라 꾸준히 풀어내는 중인 하루 한장 독해 시리즈. 시작편 1, 2와 초등 1학년 1학기와 2학기, 비문학독해 사회편과 과학편을 마치고 이번에 새로 나온 하루 한장 독해 플러스 1단계를 푸는 중이다. 비문학독해 사회편과 과학편, 독해 플러스 1단계는 1학년부터 2학년 수준까지 다루는데 첫째는 전혀 어렵지 않게 독해문제를 술술 풀어낸다.
시작편의 경우 문장으로 시작해서 쓰기도 함께 연습하게 되어 있어서 한글을 떼자마자 같이 시작하는 걸 추천하고 싶고 시작편이 끝나고 나서는 내가 한 순서대로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하루에 한 챕터씩은 독해문제집을 푸는 걸 추천한다. 이름은 하루 한장인데 왜 두장풀어야되냐고 물어보기도 하니 이름만 그렇다고 이야기해주자. ㅎㅎ
초등 1학년 1학기와 2학기 교재는 이번에 2024년 버젼으로 개정되면서 하루 한장 독해 1단계로 변경된 모양이다. 시작편으로 기초를 다진 후에 독해 1단계를 풀고 독해 플러스 1단계로 넘어가면 될 것 같다. 조금더 심플해진 기분이랄까?
비문학독해 사회편과 과학편은 거의 수능국어와 같은 문제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이걸 풀수 있으려나 했는데 시작편부터 차근차근 다져서 나가면 문제유형 자체에도 익숙해지고 문해력도 많이 쌓이게 되어 충분히 풀어낼 수 있다.
시작편부터 무조건 문장은 소리내서 읽도록 시키는 걸 추천한다. 조금 읽기에 익숙해지고 나면 읽기 싫어할 수도 있는데 1~2학년때까지는 소리내어 읽는 것에 익숙해져야 나중에 어려운 받침이나 헷갈리는 받침등을 만났을 때 좀 쉽게 해결된다고 한다. 그러니 무조건 또박또박 소리내어 읽고 조금 읽는 것이 익숙해지면 띄어쓰기나 쉼표, 마침표, 큰따옴표, 작은 따옴표 등 문장부호에 알맞게 읽는 연습을 시키면 1학년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부분도 따라가기 쉽다.
https://link.coupang.com/a/bkieVY
2. 다양한 글밥으로 읽고싶게! 초등독서평설
아이가 한글을 떼고 다양한 글을 혼자 읽게 되었을 때 무턱대고 너무 글밥이 많은 책들을 들여놓으면 아이는 부담이 되어 책 읽기에서 멀어질 수 있다. 문해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소재의 글을 많이 접하도록 하는게 좋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아이에게 제공한것은 초등독서평설이다. 1년 단위로 구독신청을 하면 매달마다 잡지형식의 책이 도착한다. 본인이름으로 된 우편물을 받는 즐거움에 재밌는 글이 잔뜩 실린 잡지이므로 아이의 읽기욕구를 자극하기 좋다.
굉장히 다양한 분야(문학, 예술, 과학, 사회)에 대한 글들이 실려있고 아이가 직접 만들 수 있는 도안 등이 있는 경우도 있다. 학습만화 개념의 카툰도 실려있어서 정독하진 않아도 심심할 때 게임기나 패드 대신 읽는 용도로 들고 다녀도 좋다. 우리는 대중교통으로 외출하거나 대기시간이 길 때 챙겨가는데 그럴때마다 큰 도움이 된다.
1학년 1학기부터 구독하는 건 좀 무리고 9월부터 구독해서 4달째 읽히는 중인데 점점 더 아이가 좋아한다. 처음엔 이해를 못하고 어려운 글을 안 읽고 재미있어보이는 부분만 읽다가 요새는 한 권을 잡으면 여기저기 다 읽으면서 각 달의 독서평설을 한꺼번에 꺼내서 본인취향대로 읽어낸다. 아이의 문해력향상과 다양한 정보지식습득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어서 매우 만족하고 추천하고 싶은 선택이었다.
https://link.coupang.com/a/bkiji6
3. 스스로 찾아보고 해결하는 습관 만들기_속뜻풀이 초등국어사전
사실 이건 아이가 글을 다양하게 접하기 시작하면서 궁금해하는 단어들이 워낙 많아져서 대답해주기 귀찮아서 사준 면도 있다. 하지만 궁금한 건 다 네이버나 구글을 검색하는 이 시기에 스스로 사전을 이용해서 호기심을 해결하는 과정 자체가 아이의 문제해결능력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제일 컸다.
유치원 시절까지는 부모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만 초등학교는 다르다. 본인이 스스로 해결해야하는 문제들이 곳곳에 생겨나는데 그럴대마다 부모가 다 해결해줄 수 없다는 걸 깨달아야 스스로 해결할 의지와 능력을 쌓게 된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거나 독서평설등을 읽다가 궁금한 점이 생겼을 때 엄마에게 물어보면 손쉽게 해결되지만 스스로 국어사전을 찾으려면 한글 자음의 순서도 기억해야 하고 모음의 순서 역시 기억해내야한다. 그리고 원하는 단어를 찾아냈을 때 그 단어가 사용된 문장이 제시되어 있기 때문에 활용할 수 있는 범위도 늘어나게 된다.
초등국어사전이기 때문에 모든 단어가 들어가 있지는 않다. 하지만 보통 초등학생이 읽을만한 글에 나올 단어들은 거의 다 있다고 보면 되고 두께도 아주 두껍지는 않기 때문에 아이가 스스로 찾고자하는 노력을 하기 괜찮다. 한자와 영어도 함께 수록되어 있긴 한데 아직 그 수준까지 자기 것으로 만들 나이는 아니지만 나중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https://link.coupang.com/a/bkimcQ
4. 좋아하는 책으로 글읽기에 빠뜨리기_드래곤마스터
이건 남자아이에 국한되어 있긴 하지만 정말 매력적인 책이다. 드래곤마스터는 미국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읽기시작할 때 가장 많이 추천되는 책으로 다양한 드래곤들과 그 드래곤의 마스터인 아이들이 신기한 모험을 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23권까지 출시되어 있지만 국내에서는 최근에 나온 6권과 공식가이드북까지 총 7권밖에 나와있지 않다.
우연히 아이와 서점에 들렸다가 보게 된 책인데 사실 7세 후반부터 읽고 싶어 했지만 아직 한글도 다 떼지 않은 시점이라 미뤘다가 올해 10월쯤부터 스스로 어느정도 글밥이 있는 책도 소화해내는 시점에 한 권씩, 한 권씩 사줬다. 이야기가 너무 흥미롭게 이어지고 한 권이 끝나면 그 다음 권을 매우 빨리 보고 싶어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한 권으로 아이를 유혹하는 것을 추천한다. 5권까지 아주 빠른 속도로 읽어내고 6권이 나오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다가 국내초판이 뜨자마자 바로 주문해서 선물했을 지경이다.
그리고 공식가이드북과 함께 읽으면 각각 드래곤들이 가진 능력과 히스토리들이 나오기 때문에 아이들이 더 몰입하게 되는 면이 있으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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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만 떼면 이제 걱정 끝이라고 생각했건만, 앞으로도 해야할 것이 산더미다. 이미 걸어간 많은 선배엄마들의 조언도 열심히 공부해야하고 그걸 또 내 아이에 맞는 방식으로 어떻게 적용할지도 연구해야하니 말이다.
내가 소개한 이 책들과 교재들 역시 우리 첫째에게는 잘 맞았지만 둘째에게는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또 황금같은 도움이 될지도 모르니 열심히 정리해보았다.
초등입학은 엄마에겐 참 부담스러운 산이다. 그리고 그 산이 커다란 산맥의 초입에 있는 동산정도 였다는 걸 깨닫는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지치지 말고 시원한 바람을 즐기며 아이와 산을 즐기고 싶다. 초입부터 무리해서 발에 물집이 잡히고 결국 되돌아 내려가지 않도록 함께 즐거운 초등생활을 준비해보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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