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티, 엘리하이, 윙크 등 학습기, 미취학 아동에게 진짜 도움이 될까?

궁금하면 오시본

아이 두명을 키우면서 학습기나 영상학습을 늘 고민하게 된다. 그 중 몇 개는 1년 넘게 시켭기도 했고 여전히 하고 있는 것도 있다. 비용도 매달 10만원 이상이 들어가고 미디어시간의 총량이 늘어나는 셈이기 때문에 아이에게 이런 류의 학습기기를 시키는 것을 결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 둘을 키워본 선배의 입장에서 이런 유아 학습기기를 고민하고 있는 엄마들에게 선배로서 조언을 해주고자 글을 적어본다.

 

1. 내 아이를 파악하는 게 먼저

엄마들이 이런 학습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건 아무래도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게 뒤처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뱁새가 황새 쫓아가면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말도 있듯이 다른 아이의 속도와 내 아이의 속도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학습기기 들이 만 4세, 한국나이로 5세때부터 학습기 사용이 가능하다고들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어린이집 등에서 4세반(두돌이 지난 아이들 기준)이면 특별활동으로 영어수업을 가르칠 수 있고 숫자교육등도 하기 때문이다. 학습기 사용시작 시기=유치원 입학 시기라고 보통 보는 이유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아이들마다 이런 숫자나 글자, 영어 등에 빠르게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고 느리지만 결국 취학연령인 초등입학전에는 큰 무리없이 떼는 경우들도 있다는 점을 첫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쉽게 깨닫기 어렵다.

 

그저 속도에서 느려지면 무리에서 뒤쳐질 것 같은 이 마음을 공략하는 게 학습기 업체들의 필승법이기 때문에 거기에 휩쓸리지 않고 내 아이를 객관적으로 보고자 하는 시선이 필요한 것이다.

 

 

2. 학습기 5세부터? 6세부터? 7세라도?

아파트 단지 앞이나 서점 등에서 밀크티나 엘리하이, 홈런, 웅진스마트올 등의 전단지를 나누어주는 선생님들이 먼저 물어보는 것은 아이의 나이다. 구몬이나 눈높이 등도 마찬가지인 것이 5세 이상부터는 이런 주기적인 학습기기를 시작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를 키워보는 엄마들은 알 것이다. 5세면 유치원에 다들 가는 나이지만 아이들마다 아직 낮잠이 많거나 단체생활이 조금 어려운 아이도 있고 개월수에 따라 아이들의 인지속도나 학습능력이 아주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말이다.

 

만약 내 아이가 이제 유치원에 들어가는 5세이지만 1월생이고 여자아이이며 어린이집에서 배웠던 영어나 숫자 등의 학습을 제대로 이해하고 언어발달이 활발해서 원에서 있던 일들을 엄마에게 명확하게 피드백을 해줄 수 있는 수준이라면 5세라도 학습기 신청을 해도 무방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같은 5세지만 12월 생이고 아직 언어가 유창하지 않고 또래보다 느린 타입이라면 학습기는 시기상조이다. 

 

이부분이 중요한 이유는 내 아이의 발달수준이 학습기를 학습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가 아닌가를 파악해야하기 때문인데 학습기도 미디어의 일종으로 유튜브나 만화,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름은 학습기이지만 컨텐츠 들을 눌러서 내용들을 알려주는 방식은 아이들의 흥미를 유도하기 위해 애니메이션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학습 내용을 제대로 익혀준다는 명목하에 아이들의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확인학습 들은 모두 게임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또한 추가 학습으로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동영상 등 역시 아이가 제대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그냥 재미있는 만화영화의 수준을 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적어도 5세까진 학습기를 이용한 공부는 조금 미뤄두는 거나 학습기를 사용한다면 미디어 사용을 철저히 제한해야한다고 봐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1일 스크린 타임이 1시간이 넘게 되고 아이의 집중력이나 두뇌활달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 학습기를 시작했다면?

아이가 학습기 수업을 잘 따라가고 성과가 있어보인다면 매우 만족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도 잘 지켜봐야할 점이 있다.

 

일부 부모님의 경우 아이가 숫자나 한글에 집착하는 자폐스펙트럼의 경향을 아이의 천재성이라고 오해하고 오히려 학습기 사용을 권장하여 결국 문제가 되는 경우들도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학습기를 시작했다면 정해진 만큼(하루 최대 30분)만 이용하고 아이 혼자 학습기를 이용하도록 방치하지 않아야한다. 그리고 아이가 학습기에 너무 집착하거나 긴 시간 보겠다고 떼를 부리는 일들이 있을 땐 단호하게 정해진 시간 외에는 학습기 사용을 금지해야한다.

 

보통 학습기회사에서 홍보할 땐 어차피 유튜브 다 보여주시는 거 학습기로 공부하면서 영상보는게 더 낫지 않냐는 식으로 이야기 하는데 그러다보니 부모입장에선 유튜브나 게임보다 훨씬 죄책감없이 학습기를 아이에게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다시피 학습기의 방식 자체가 게임이나 만화와 다름 없기 때문에 학습기 역시 미디어중독의 다른 형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오히려 다른 매체보다 부모의 협조를 쉽게 이뤄낼 수 있고 공부를 한다는 명목상의 이유가 존재하기 때문에 부모가 나서서 내어주는 케이스가 더 많기 때문에 이용에 더 큰 주의를 두어야한다.

 

4. 학습기 효과, 제대로 보려면?

위에서 말했던 것과 같이 내 아이의 속도를 잘 지켜보다가 아이가 학습적인 것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나이가 된 것 같다면 시작하자. 그나마 가장 괜찮을 시기가 7세 1월 겨울방학 정도라고 본다.

 

학습기마다 자체적으로 매우 특별한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라는 식으로 말하지만 체험을 다양하게 해보면 사실 내용이 대동소이하고 이미 만들어놓은 방대한 숫자의 영상과 게임을 통해 아이들이 보고 클릭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지도교사가 스케쥴을 해서 아이의 진도를 관리해준다고는 하지만 그냥 아이의 정답률을 체크하고 잘 안다 모른다는 정도의 피드백을 주는 것이 대부분이고 그냥 열심히 잘 하고 있으니 응원해주세요. 정도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학습의 주도권은 엄마가 쥐고 아이의 학습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체크해야한다.

 

7세이고 학습기 수업을 시작한지 3개월이 지나고 숫자나 덧셈, 한글 들의 습득 속도가 빠르지 않거나 배운 것을 기억하고 적용하는 것이 거의 되지 않는 상태라면 학습기에만 의존하지 말고 혹시나 다른 어려움이 있지는 않는지(ADHD, 난독, 지적장애, 자폐스펙트럼 등)를 면밀하게 검사하고 관찰하는 것을 추천한다. .

 

6세 이전인데 수업을 제대로 진행하기 어렵거나 따라가기 힘든 부분이 있다면 그건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아직 학습기를 통한 교육을 받을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학습기 수업을 멈추는 것이 맞다.

 

그리고 수업을 잘 따라가는 듯 보이더라도 그저 게임의 일종이라고 생각하고 찍고 넘어 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꼭 수업을 같이 듣고 수업이 마무리 되었을 때 아이가 제대로 인지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자신이 아는 부분을 정확히 인지하는 것을 메타인지라고 하는데 이 부분이 어릴때부터 제대로 되어 있을수록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습적으로 성과를 더 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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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학습기보다는 엄마의 1:1 마크 또는 공부방 등 사람에게 직접 배우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었다. 매달 10만원 이상씩 5세때부터 부담해야할 비용을 모았다가 7세때 공부방을 보내거나 학습지로 엄마와 함께 공부하고 그 비용으로 스포츠나 음악, 미술 등 음미체에 더 투자하는 것이 초등학교 들어갔을 때 아이에게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맞벌이라서 시간이 부족하다고 학습기를 선택하진 말자. 말그대로 아이에게 핸드폰을 쥐어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학습기 수업을 스스로 소화할 수 있는 나이는 초등학교 3학년정도는 되어야한다. 그 전까지는 부모의 지도가 없다면 그저 미디어에 일종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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